2016/12/2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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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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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Castitatis Lilium : 백합(장르) 관련 내용입니다.

Kunstidiot : 문화상품(중에서 주로 애니/만화/게임)에 관한 내용입니다.

Military : 밀리터리 관련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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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 농담삼아 쓴 글들입니다.

잡상노트 : 그냥 이런 저런 잡생각과 뻘짓의 기록입니다.
(아직 졸업못한 중2병 따위가 발산되기도 합니다)



2016/08/24 21:40

독일 이데올로기 도서



내가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당시 논술 대비용 참고서 내지 교양잡지로 '고교 독서평설'이라는 잡지가 매달 나오고 있었다. 지금도 나오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고금의 고전명저를 소개하는 코너가 있었다. 어쨋든 간에 독서는 가장 값싼(?) 논술대비수단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코너에 소개된 책 중 하나가 바로 저 유명한






칼 마르크스 著 '독일 이데올로기'였다.



그리고 아들의 대학입시 대비에 온 신경이 쏠려 있으셨던 어머니는 독서평설의 그 코너를 보자마자 책을 사오셨다. 그래서 아주 얄팍한 이 한권의 책이 내 손에 들어왔다. 내가 그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을 보고 아버지가 실소하시며 어머니더러

"저게 뭔 책인지는 알고 사준 기가?"

어머니는 내 참고서에 나오는 책이라서 사준 거라고 말씀하셨다.



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당시에는 나는 그 책을 다 읽지조차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위의 책의 전반부는 마르크스가 포이어바하를 비판하면서 '사적 유물론'을 논하는 부분이고, 후반부는 마르크스가 브루노 바우어, 막스 슈티르너 등 헤겔 좌파를 까기 위해 쓴 책이기 때문이다. 헤겔을 이해하는 것도 난망한 노릇인데 서양 대륙관념론 철학의 잔가지 쯤에 해당하는 헤겔 좌파/우파 철학자들의 지엽적인 논점 같은 걸 내가 알 게 뭔가. 솔직히 그 책에 언급되는 이름 중에 내가 이름이라도 들어본 것은 포이어바하 뿐이었으니 말 다했지. 내가 알지도 못하는 것을 열불을 내면서 - 쿨하게 비웃는 어조로 글자 위에 강.조.점.까.지.찍.어.가.면.서. - 까는 책은 다 읽어내려가는 것만 해도 고역이었다.



내가 지금도 궁금한 것은, 순전히 철학적 논쟁적 저작인 독일이데올로기가 어떡하다가 고등학생 독서 참고서의 추천도서 리뷰에 이름을 올리기에 이르렀을까 하는 점이다.

어쩌면 이 책이 사적 유물론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개설서라는 점에서 사상사에서 중요한 떡밥이었던 공산주의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취지에서, 독서평설의 해당 코너 담당자가 좀 '오버'를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아마도 후반부의, 예컨대 신성가족 같은 부분은 애초에 추천의 대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2016/08/23 21:42

무지방 요구르트를 만드는 방법 보고 들은 것


1. 들어가기 전에

1) 왜 우유인가?

- 우유의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의 비율과 소화흡수의 용이성 면에서 매우 양질이면서도 다른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인 육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고, 덤으로 칼슘을 섭취할 수 있어, 특히 근골격계의 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면 우유를 섭취함이 유익합니다.
(항간에 떠도는 우유 섭취하면 칼슘이 오히려 빠져서 골다공증에 걸린다 운운하는 이야기 중 90% 이상은 그냥 준종교적 채식음모론 내지 기존에 잘 먹던 식품을 어떻게든 불안한 것으로 만들 동기가 있는 건강식품업계 음모론의 개소리라고 보면 됩니다. 참조 : http://oceanrose.tistory.com/434, http://ppss.kr/archives/17054)

2) 왜 요구르트인가?

- 일반적으로 포유류라면 성체가 된 뒤에는 유당을 소화하는 능력이 감퇴하는 것(유당불내증)이 정상적이며, 우유에 포함된 유당은 유당불내증이 심할 경우 상당비율이 소화되지 않고 대장에 도달하여 장내세균의 좋은 먹이가 되므로, 성인이 우유를 먹을 경우 세균의 과대증식, 가스발생에 의한 복통, 복부팽만, 설사 등을 일으킵니다. (유당불내증의 주요 증상)
그러므로 우유를 요구르트로 만들면 유산균이 미리 유당의 상당량을 발효, 분해시키므로 유당불내증의 불편함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3) 왜 무지방인가?

- 우유에 포함된 유지방은 우유100ml당 4그램, 우유 단백질은 100ml 당 3g으로, 이 단백질 대비 지방 함량은 기름이 평균적으로 낀 보통의 육류와 비슷한 수준의 비율입니다. 이 유지방의 상당부분은 포화지방산으로, 딱히 먹어서 몸에 도움이 될 것은 없고 그냥 에너지원 이상의 가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체지방 조절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방을 뺀 저지방 우유나 무지방 우유를 먹는 것이 더 유익합니다.

4) 왜 만들어 먹는가?

- 대부분의 요구르트 제품들은 요구르트의 시큼한 맛을 좀 더 먹을만하게 만들기 위해 당분을 넣는데, 대부분 너무 과하게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가당 요구르트 제품도 있지만, 이쯤 되면 '건강프리미엄'이 너무 많이 붙어서, 우리가 우유에서 추구하는 "비교적 저렴한 양질의 영양원"이라는 장점은 퇴색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2. 그렇다면 무지방 요구르트를 만드는 게 왜 문제되는가?

1) 일반적으로 가게에서 사온 무지방 우유나 저지방 우유(지방 1/4급)로 요구르트 만들기를 시도하면 대개 아래와 같이 됩니다.



출처 : 저지방우유로 요거트 만들지 맙시다!! ;ㅁ; (늄늄시아님 블로그)

왜 이렇게 되는가?

단적으로 말하자면 고형분이 적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원래 요구르트를 만들면 허연 덩어리 내지 죽처럼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발효생성물인 유산의 낮은 pH에 의해 단백질이 엉겨 굳어지면서 콜로이드상태로 떠있던 고체성분들인 유지방들도 함께 엉겨 물을 함유한 고체상태를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무지방 요구르트 내지 저지방 요구르트는 단백질이나 다른 성분은 일반 우유와 비슷한 양이 들어가도록 조절하지만, 유지방만은 제거한 상태죠. 즉, 요구르트로 굳혔을 때 고체로 굳어질 성분이 부족하고, 그래서 유청이 많아져 분리되는 것입니다.


2)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힌트

무지방우유의 고형분이 부족하다면, 고형분을 늘려주면 됩니다. 참 쉽죠?

일반적으로 무지방우유는 우유의 유지방을 걷어내서 만드는데, 이렇게 우유에서 유지방을 제거하여 만드는 유제품이 또 하나 있으니 그것은...




탈지분유는 우유에서 지방을 제외한 모든 영양분을 보존하였다는 점에서 무지방우유와 동일하고, 배합비율에 따라 얼마든지 고형분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탈지분유를 좀더 많이 넣은 조유액으로 요구르트를 만들면 위와 같이 유청이 뜨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3. 만드는 과정




분유에 물을 타서 조유액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개 탈지분유 포장지의 권고사항은 물과 분유의 비율을 8:1로 하라고 하나, 우리의 목적상 고형분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으므로 6:1~7:1 정도로 합니다. 저는 물 500ml에 75~80그램 정도를 탑니다.

단백질보충제나 미숫가루를 타먹을 때 쓰는 셰이커가 이럴 때도 도움이 됩니다.




tip : 셰이커에 넣을 때는 물을 먼저 좀 넣고 나서 분유를 넣고 다시 나머지 물을 넣는 것이 유리합니다. 가루를 먼저 넣으면 바닥에 깔린 가루가 잘 섞이지 않는 경우가 흔하고, 가루를 나중에 넣으면 가루가 물 위로 뜨고, 또... (그림 : 실패사례)


500ml이면 글라스락 소형용기 5~6개에 대략 다 들어갑니다. 용기는 적절하게 닫아둘 수 있는 비금속 용기라면 뭐든지 좋지만, 용량이 너무 남아서 용기 내에 공기 비율이 많게 된다면 좋지 않습니다. 유산균의 발효작용은 혐기성임을 명심할 것.



유산균 공급원이 될 적당한 시판 플레인 요구르트를 요구르트 용기에 조금씩 나눠 담습니다.




만든 조유액을 부어줍니다.




요구르트 기계에 넣어줍니다. 제가 쓰는 것은 쿠쿠 CW-5511입니다. 전용 요구르트 기계가 아니더라도 적당히 따뜻한 온도를 8~10시간동안 유지시켜줄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제일 만만한 건 보온밥통입니다.)

완성된 요구르트는 식감과 보존성을 위해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4. 만들어진 요구르트




만들어진 요구르트는 엄밀히 말하면 완전한 무지방은 아닌데, "씨앗"역할을 한 요구르트의 유지방이 조금은 함유됐기 때문입니다. 뭐, 그정도면 시중의 가장 저지방 우유(일반우유의 1/4 유지방)보다도 적은 양이긴 합니다. 이정도의 지방도 없게 만들고자 한다면 시중의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제를 사용해도 됩니다. 다만 제조사의 유산균 배합비율에 따라 균주의 특성이 요구르트 섭취용으로 적당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제가 직접 추천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요구르트의 성상은 역시 일반 요구르트와 약간 다른데, 지방이 없고 굳혀진 단백질 위주이기 때문에 요구르트라기보다는 매우 잘 부서지는 푸딩 같은 성상을 띕니다. 숟가락으로 잘 저어서 덩어리를 뭉개주면 그럭저럭 떠먹는 요구르트 같은 성상이 됩니다.

가당이 거의 안 된 요구르트는 생각보다 맛이 시큼털털해서, 필요하다면 과일을 같이 먹거나 잼을 살짝 타서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잼을 너무 많이 탄다면 이상의 모든 과정을 거쳐온 보람이 줄어들겠죠.



2016/08/19 21:34

전열조리기구의 장점에 추가할만한 것. 잡상노트




예전에 전열조리기구(인덕션)와 가스조리기구를 비용으로 비교한 글을 쓴 적이 있다.

http://shaind.egloos.com/5845868


전기와 가스의 단가차이를 고려하면 인덕션 조리기구가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름이 올해처럼 뜨거울 때는 직접비용 외에 다른 변수가 작용하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인덕션 조리기구는 음식과 직접 맞닿은 조리용기를 별도의 열전달물질 없이 직접가열하는 형식인 만큼, 1000℃ 이상의 뜨거운 연소가스와 높은 온도차 하에서 열교환해서 열을 전달하고, 열에너지의 상당부분을 고온의 가스가 그대로 갖고 날아가버리는 가스조리기구에 비해 가열효율성이 높다. 이러한 효율성이 에너지요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침은 물론,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주는데, 그것은 조리기구가 실내로 열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더워죽겠는데 실내에서 조리로 열에너지를 방출하면 정말이지 짜증이 날 수밖에 없고, 냉방에 소요되는 동력도 증가한다. 그러므로 여름에는 에너지효율이 높은 조리기구가 추가적으로 이점이 있다. 


효율성 증가로 인해 절약하는 총 에너지는 이렇게 된다.

조리기구 작동에 의한 추가적 에너지소모 : W = Q/η + Q/ηCoP (eq.1)

(Q : 조리에 실제로 필요한 열에너지 / η : 조리기구의 에너지효율 / CoP : 성능계수. 에어컨의 "에너지 효율")

그러므로 조리기구 효율성 향상의 효과 : ΔW = Q(1/η₁ - 1/η₂) + (Q/COP)×(1/η₁ - 1/η₂) (eq.2)


※ 다만 이런 이점은, 여름에 전력사용량이 높아서 누진제에 따라 전기의 단가가 평소보다 한층 더 비싸다는 단점에 퇴색되는 면이 있다.



에어컨의 에너지효율인 성능계수(CoP)는 아래와 같이, 열기관의 열역학적 도식에서 작용방향을 역으로 하여 정의한다. 성능계수는 열기관의 열효율에 대응되는 값이다. (냉각장치들은 대부분 실존하는 열기관의 역작용이다. 예컨대 증기냉매를 사용하는 일반 냉장고나 에어컨은 증기기관 사이클의 역작용이다.)





실존하는 에어컨의 일반적인 성능계수는, 최신형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를 적용한 최신형 모델의 경우 표기 에너지효율 900% (9W/W)에 육박하는 것도 있다. 물론 냉각기의 특성상 작동환경이 다르면 성능계수 역시 변화의 여지가 있다. 


물론 위에서 설명한 모든 장점은 겨울에는 반대로 작용한다. 겨울에 가스조리기구는 에너지 단가가 쌀 뿐만 아니라 실내를 추가로 덥혀주는 효과로 난방비용이 절감되지만, 인덕션 조리기구는 단가도 비싼 주제에 난방비용 절감 요소도 더 적다.  



2016/07/30 23:30

메갈리안에 관하여


(이 글은 원래 앞서 쓴 글의 일부로서 메갈리안에 대한 부분이었으나, 자꾸 내용이 추가되어 길어져서 별도의 포스트로 분리하였다.)


메갈리안의 대의이자 일반적 혐오의 대상인 '미러링'에 관해서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미러링은 잘못된 게 아니라면 적어도 가장 멍청한 투쟁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애당초 '미러링'이란, 인터넷이나 사회의 다른 부분에 존재하는 '미소지닉'한 문화들을 성별반전하여, '성별만 반전했을 뿐인데 이것들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잘못되어있는지 어디 한번 보라'는, 패러디 내지 귀류법적인 논리에서 출발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패러디든 귀류법이든, 그 대상으로부터 유리되어서는 존재하지 못한다. 대상 맥락으로부터 분리된 패러디, 귀류법은 그냥 병신같은 소리일 뿐이다. e.g. "(너님 논리대로라면) 김일성도 성군이겠네요 ㄲㄲ" → "뭐, 김일성이 성군이라고 이 종북새끼가!?"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기 쉽다. 퍼가는 사람은 누구든 자기 필요한 만큼만 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런 위험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그런 차원을 넘어서, 미러링을 전문으로 하는 독립된 웹사이트란 건 뭘 의미하는가. 미러링 사이트라는 건 그 자체가 이미 미러링의 대상맥락으로부터의 이탈을 용이하게 해주고, 실제로 누구도 그러한 맥락 이탈을 주의하지도, 대책을 마련하지도 않았다. 애초에 메갈리안의 원류인 메르스갤러리의 미러링 현상은 그전 갤러리 내부의 여성무시적 분위기의 반전에 따른 자체적인 밈(meme)으로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처음부터 미러링과 미러링 대상을 이어주는 맥락은, 내부자들 사이의 저명성 내지 공감 외에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 '미러링'은 제 3자에게는 '미러링'으로서 작용하지 못한다.

본래 미러링은, 그 본의를 고려할 때, 제 3자에게 보여짐으로써 제3자가 불편함을 느끼고 거기에서 미소지니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기를 지향하는 행위이다. 이것이 메갈리안의 어원의 어원쯤 되는 '이갈리아의 딸들'이 지향하고자 한 바이다. (그리고 그러한 불편함 자체도 불리한 무기이기 때문에, 이갈리아의 딸들은 건전한 유쾌함의 당의로 그것을 감싼 것이다.)

여튼 제3자가 미러링으로 인식할 수 없는, 미러링 대상으로부터 이탈된 미러링은 더이상 미러링으로 동작하지 않는다. 그렇게 미러링이 '미러링'을 잃어버리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내부적으로는 구성원들의 '사이다' 돌려마시기로 퇴화하고, 외부적으로는 '독립된 남혐'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미러링을 원시적인 동해복수법이고 그저 남혐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난하는데, 이는 미러링의 본의를 이해하지 못한 비난이라고는 할지라도, 그런 비난은 대체로 미러링이 가진 내재적 결함에서 기인한 것이며, 또 그 미러링의 본의를 희석하고 변질시킨 메갈리안 유저들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보아야 한다.

미러링이 정말로 남혐이 되고 만 것은 메갈리안의 파생 사이트인 워마드가 본격 남혐사이트를 표방함으로써 비난의 내용을 스스로 증명하고야 말았다.

나는 처음에 미러링의 대의에는 존중받을 면모가 있었다고 본다. 다만 처음부터 잘못되었던 전략과 유저들의 남용에 희생된 대의에 조의를 표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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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분("일베의 사상"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위와 같은 미러링의 일반적으로 가능한 이해와 달리, 메르스 갤러리가 존재하기도 전부터 디씨의 여초 갤러리들에는 여초 디씨 특유의 고유한 남혐문화('사이다'를 주 목적으로 한)가 원래 존재했고, 이들 유저가 메르스 갤러리로 모여들어 메갈을 형성하면서 종합된 디씨 남혐문화에 사후적 정당성으로 붙여진 것이 미러링이라고 한다.

http://m.blog.naver.com/paxwonik/220770768894

기원의 오류는 그렇다 치더라도, 박가분의 지적이 미러링이 지향할 수 있는 대의 자체를 훼손하는 것은 아닌 만큼 이 분석이 전적으로 적확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사실관계의 정리에 있어서는 잘된 것 같아서 그냥 그런 분석이 있다는 차원으로 소개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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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랜덤하게 만난 몇몇 사람들과 대화해본 결과, 미러링은 오히려 여성들이 미소지니를 인식하게 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는 듯하다.

남성으로 성반전한 미소지니를 통해 비로소 여성이 미소지니를 인식했다는 것은 듣기에 이상한 이야기지만, 이것은 여성들에게 있어서도 미소지니는 문화의 일부로 내면화된 것이어서, 이미 여성들도 날것 그대로의 미소지니를 보고서는 미소지니로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래서 오히려 여성들이 성반전된 미소지니로부터 미소지니의 존재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여튼 이러한 기능은 미러링이 가질 수 있는 긍정적 기능 중 하나로 언급해둘만하다.

다만 여기서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두드러지는데, 여성과 달리 남성은 이러한 미러링에서 미소지니의 인식을 추출해내는 것이 어렵다. 여성은 명시적 인식이 있었건 없었건 간에 미소지니의 영향을 직접 받는 쪽에 속하는 반면, 남성은 처음부터 그러한 영향의 무풍지대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체험적 인식이 있는지 아니면 추상적 인식에만 머무는지는 '깨달음의 순간'에 도달할 수 있는지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 그러한 깨달음에 도달하려면 먼저 남혐의 외관을 가진 미러링이 부과하는 불쾌함의 골짜기를 건너야 한다는 부담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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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측 입장에서는 미러링을 보고도 여혐을 못 알아차리다니 한남 빻음......같은 정신승리를 하곤 하지만, 실은 대상맥락에서 벗어나있는 독립된 미러링을 보고 여혐을 알아차리라는 게 심히 무리다. 이는 이미 논하였는데, 다만 이런 건 있다. 예컨대 사회문화에서 물과 공기처럼 흔하고 누구든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가벼운 미소지니의 미러링, 예컨대 틀딱충이 '여자는 이래야지 저래야지' 하는 것들을 뒤집는 것은 굳이 대상맥락이 주어지지 않아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혐 남혐을 떠나서 그 자체가 독립된 범죄행위와 연결되는 것, 예컨대 (현직 보육교사의) 좆린이 타령 같은 것이나 음료에 약물 타먹이기 제안 같은 것은 경우가 다르다. 왜 다른가 하면, 이러한 미러링의 원본, 예컨대 약물강간이나 로린이 타령 자체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천적으로야 어떻든 간에 관념적으로 그렇다.

즉 그런 미러링을 보는 사람은 상당히 높은 확률로 그 미러링의 대상이 되는 미소지닉 행위를 애초부터 나쁘고 불쾌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미러링의 자기반성효과 같은 건 작동할 여지가 없다. 그러므로 미러링의 원본을 아는 사람이 보기에 이는 원초적인 동해복수를 엉뚱한 일반대중에 대고 때리는 황당한 행동에 불과하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저 병신같은 범죄적 언행일 것이다.

오직 미러링의 의의를 알고 거기에 우호적인 사람에게만 미러링의 효과가 동작한다. 그리고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왜? 인터넷은 물어뜯을 병신을 찾아 헤매는 상어떼들의 집합이라서. 부외자에게는 미러링의 의도보다 그 외관이 압도적으로 강하게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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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미러링 자체가 내재한 위험성은 이렇다 : "빻음"은 진영을 불문하고 편재하므로, 아래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혹시 누가 아는가, 언젠가 "빻음"의 극에 달한 어느 정신질환자가 노래방 화장실에서 사람 찔러죽이는 것까지 미러링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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