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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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 농담삼아 쓴 글들입니다.

잡상노트 : 그냥 이런 저런 잡생각과 뻘짓의 기록입니다.
(아직 졸업못한 중2병 따위가 발산되기도 합니다)



2017/03/14 18:55

이글루스에 이런 유행이 돈 게 얼마만인지

다른 이웃분들에 이어 어부님까지 유행에 동참하셨으니 저도...





다른분들은 막 since 2003년, 2004년 하시는 분들도 많던데 저는 그정도로 오래되진 않았네요.

앞으로도 인터넷의 변방 이글루스의 변방의 뻘글러로 남을 생각입니다.

2017/03/11 19:56

팩트폭력 당한 기분 도서

일본에서 법은 구체적인 지배의 수단이라는 측면만이 강하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법의 집행이 상급자에게는 느슨하고, 하급자에게는 엄하게 된다. 앞에서 설명한 임팔 작전 중 항명하고 독단으로 퇴각한 사토 코토쿠 중장은 친보직인 사단장이었으므로 정신장애로 판정받는 것으로 끝났고, 츠지 마사노부와 같은 육대 은사의 엘리트 참모는 무슨 짓을 해도 처벌받지 않았다.

하여간 법을 지배의 구체적인 수단으로 보고 있으므로, 그 집행이 자의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 마루야마 마사오는 이러한 사회, 조직에서는 억압위양의 원리가 지배한다고 했다. 이는 "위로부터의 압박감을 아래를 향한 자의의 발위에 의해 순차로 위양하여 전체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 이라고 설명된다 (마루야마, 앞의 책). 이를 군대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사단장이 연대장에게 지나가는 말로 주의를 준다. 그러면 연대장은 대대장에게 잔소리를 한다. 대대장은 중대장을 질책하고, 중대장은 부하들을 집결시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낸다. 결국 최후에는 영문을 모르는 이등병이 구타당하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물론 사단장이 연대장에게 지적한 문제는 어느 단계에서도 객관적으로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시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단계적인 의식을 거치면서 문제가 해결된 것 같은 기분이 된다. 그리고 아무 이유도 없이 얻어맞은 이등병 외에는 모두가 정체모를 만족감을 느끼게 되고, 조직은 다시 원활하게 움직인다. 몹시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이등병도 1년만 지나면 그 후에는 때리는 입장이 될 것이므로 참게 된다. 이는 고질적인 '사적 제재'의 원인이기도 했다.

후지이 히사시, "일본군의 패인" p.388



대개 한국인이라면 태평양 전역에서 일본의 삽질을 보며 약간의 만족감을 얻기 마련이지만, 이 대목에서 나는 오히려 팩트폭력을 당한 기분이 든다. 위 인용문은 우리가, 그러니까 2003년에 입대한 내 세대가 - 요즘 군대는 어떤지 모르겠다 - 흔히 보거나 전해들은 것에서 별로 다른 것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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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동서양의 법전통은 그 출발선에서부터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데, 동양에서 법은 주지하다시피 법가가 중국식 법치체계를 완성한 이래로 지금까지 지배자의 통치수단으로서의 법철학을 전수받아왔는데, 반대로 서양(시민사회전통을 말한다)에서는 자유로운 시민들의 참여에 의한 입법의 전통이 강한 만큼, 사법에 있어서도 재판권에 대한 자발적 복종으로서의 법률의 전통이 강하다. (비록 '사회계약론'은 근대사상의 발명품이라 할지라도.) 동양에서는 상대적으로 공법과 행정법의 발달이 두드러진 반면, 서양에서는 사법(私법, 예컨대 민법)의 발달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것도 이런 차이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결국 동양에서 법원 내지 판관, 그리고 재판작용이란 국가의 강압력을 합목적적으로 행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관료와 그 행정행위인 반면, 서양에서는 반대로 자유인 사이의 합의, 그리고 논리적·법적 정당성과 공정성에 대한 인민대중의 신뢰로부터 나오는 자발적 복종이 사법 재판권의 원천이라고 보여진다.

그래서 서양에서 재판이란, 그 공정성과 합리성에 대한 기본적 신뢰를 바탕에 깔고 양 당사자가 합의로 그 사건을 재판관에게 맡겨 판결에 따르기로 하는 구조를 가지고, 또한 당사자들과 동등한 자격에 있는 '동료 시민'들(배심원들)의 의견을 묻게 되는 것이다. 아이스퀼로스의 '에우메니데스'에서 오레스테스가 아테나에게 재판을 청하고 그를 뒤따르던 복수의 여신들이 아테나의 재판권에 복종하게 되는 이야기는 이런 서양 재판제도의 원형을 상기시킨다. 그런 문명적 원천에서 탄생한 서양 법문명에서 비로소 고위 법관 출신의 모 민사소송법 교과서 저자가 '설득노력없는 짧은 판결서'를 질타하기도 하는 것이다. (법관의 재판작용이 그저 국가 강압력 행사의 수단에 불과하다면 법관이 왜 당사자를 '설득'해야 하겠는가?)

그리고 당연하게도 공정성과 합리성에 대한 신뢰와 자발적 복종의 대전제로서, 사법부는 그 어떤 외부적 영향력으로부터도, 더욱이 국가권력으로부터도 최소한의 독립성을 띄어야 하는 것이다. (서양에서 3권분립이 아닌 기초적인 수준의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요구는 몽테스키외보다 더 오래되었다는 것을 언급해 둔다.)

여담이지만 이상과 같은 이유로 최근에 중국 최고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은 서양의 잘못된 사상'운운했다는 최근의 기사는 매우 시사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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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한국군에서 구태스러운 모습, 특히 구 일본군의 병영 폐습과 비슷한 행태가 발견될 때마다 '캬 역시 황군의 후예' 운운하는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이건 문제의 절반에 불과하다. 구 일본군 출신들과의 인적 연속성이 여전히 남아있기에는 너무 오랜 세월이 흘렀고, 특히 병사들의 세대 교체는 간부들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한국군의 구태스러운 모습은, 우리 군대만이 아니라 사회의 근간으로 되는 몇몇 구성요소들 가운데 구 일본제국과 공통되는 요소 - 사실 병영부조리가 일제의 전유물이 아닌 이상 이걸 이렇게 부르는 것조차 부적절할지도 모른다 - 가 있기에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내가 팩트폭력을 느낀 이유이다.





2017/03/10 11:49

탄핵이 인용되었다. 뉴스와 현안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0&sid2=264&oid=001&aid=0009096896

8:0 전원일치로 탄핵. 예상이상의 완봉승이었다.


박근혜는 위기에 임박해 실제로 자신을 지켜줄 사람들이 아닌, 개인적 선호에 기반한 사람들에게 권력을 나눠줬고 그래서 이런 지경에 빠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든 박근혜보다는 잘 하기를 바란다. 외교든, 정치든, 내치든...



한편 헌법의 여러 장치 중 하나인 탄핵이 잘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잘 된 일이고, 헌법재판소의 위상이 향상된 것이 잘 된 일이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물론 박정희 향수를 함께 쓸어서 쓰레기통에 넣을 수 있게 된 것은 잘된 일이었다. 지난 박근혜 탄핵과정에서 이 세상에 4공의 유물들이 이렇게 많이 살아숨쉬고 있었던 줄은 미처 몰랐고 경악스러웠다. 김기춘이라던가.




2017/03/02 22:18

바실리스크색 패기 도서



타임 라이프의 '인간과 우주(Man and Space)'는 내가 어린시절 우주선을 동경하게 된 책이고 지금도 아서 C. 클라크의 책 중에는 제일 좋아하는 책(두번째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라는 점을 부언해 둔다) 인데, 좋아하는 책의 뒷이야기를 엉뚱한 곳에서 듣게 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인간과 우주]의 편집작업은 아주 부드럽게 진행되었다. 타임 라이프의 열성적인 조사원들이 내게 "이 문장이 확실한 건가요?"라고 물을 때마다 내가 바실리스크*같은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내가 쓴 것이니까 확실합니다."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내게는 스탠리(스탠리 큐브릭)와 함께 부업을 할 수 있는 기운이 남아돌았다.

*바실리스크 : 전설속의 괴물로 그 시선을 받거나 입김을 쐰 사람은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 옮긴이

- 아서 C. 클라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새 천년 판의 서문 中 (황금가지 2017판 p.14) -



아서 C. 클라크는 1964년에 이미 우주탐사 분야의 네임드 과학저술가였으니, 바실리스크의 시선을 쐰 타임 라이프 직원들의 기분은 어땠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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