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27 22:51

오사카/교토 여행 (4) 보고 들은 것


오사카 : 도톤보리


도톤보리 강을 끼고 나있는 상업지대이다. 대략 서울의 명동과 청계천을 합친 곳 쯤 된다.



도톤보리에 왔으면 왠지 당연히 한 번 찍어두어야 할 것 같은 예의 그것.
글리코 유업의 광고판인데, 이 회사가 이런 광고를 제작해왔던 것을 보면 글리코 유업은 뭔가 괴이한 센스가 조직문화에 배어있는게 아닐까...



돈키호테 정도면 글리코 유업 광고판에 이어 도톤보리의 랜드마크2 정도 될 것 같다.
저 관람차는 주변의 다른 고층건물때문에 별로 전망이 좋지는 않다고들 한다. 실제로 타보지는 않았지만...



빌딩으로 둘러싸인 번화가 한가운데지만, 도톤보리 강의 풍경도 의외로 운치가 있다.



이런 도톤보리의 풍경을 보면, 이명박 시장이 왜 청계천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법도 하다. 그렇지만 청계천은 (펌프까지 설치했음에도) 수량이 적은 편이라서 느낌은 전혀 다르다.



아지노야(味乃家)에서 찍은 사진. 유명한 오코노미야키(お好み焼) 가게 중 하나다.

손님(단골손님)이 오면 주인 아주머니가 "まいど-" 라고 오사카 방언으로 인사하는것도 정감이 있다. 꽤 입담이 좋고 혼자 온 손님들의 말상대를 곧잘 해준다.

그건 그렇고, 내가 오코노미야키를 주문했을 때 분명히 문어, 새우, 베이컨이라고 했는데, 아주머니가 잘못 알아들었는지 문어, 오징어, 베이컨을 오코노미야키에 올리는 것을 봤다. 그래서 이야기를 했더니 별일 아니라는 듯이 곧장 바꾸어주었다. 그리고 남은 오징어는 그대로 다른 요리에 재료로 슥 넣어버렸던 것이 기억난다. 아직 구워지지도 않은 상태였고 딱히 위생에 문제가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왠지 누군가가 나 때문에 '중고' 음식을 먹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근처에 있는 닛뽄바시(日本橋)역의 센니치마에(千日前)선 지하철 승강장. 매우 특이하게도 개찰구에 들어서면 바로 지하철 승강장이 있다. 그러니까 지하2층까지 가야 하는 대부분의 지하철역과는 달리 지하 1층이 바로 승강장인, 매우 편한 구조인 셈이다. 물론 반대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타려면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가 올라와야겠지만.




오사카 : 오사카 성




근대에 철근콘크리트로 다시 지은 것이지만 천수각이 매우 멋지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원숭이" 라고 하면 일본에서는 서민적이면서도 입지전적인 인물의 이미지가 있는듯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란 그야말로 대악당 그 자체이기 때문에......




......최종보스 느낌이 나도록 드라마틱 톤을 적용해보았다. 마침 하늘도 구름이 껴서 매우 적절한 듯.




가까이에서 올려다 본 천수각.




이것도 최종보스 느낌으로.




천수각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전시된 청동 대포. 빗물이 흐른 자국을 따라 녹이 슬어있는 게 재미있다.


원래 오사카 성의 천수각은 애초에 없어진지 오래이며, 이 천수각은 근대에 들어서 철근 콘크리트로 다시 세운 것인 관계로, 내부는 재현되어있지 않고 도요토미 히데요시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사진 좀 찍을만한 건 전부 촬영금지인지라, 내부 사진은 찍지 않았다.




오사카 성의 해자




인근의 오사카 역사 박물관에서 '에반게리온과 일본도' 라는 제목부터 괴이한 전시회를 한다는 포스터.
이게 뭐지? 팝아트라던가 뭐 그런 건가?





오사카 : 해유관



우리나라의 유명 아쿠아리움, 깨놓고 말해서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부산 아쿠아리움은 숲에 사는 민물고기에서부터 시작해서 차츰 지하로 내려가면서 바닷물고기와 심해 동물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도 꼭 그렇다. 단지 한가지 차이는, 해유관에서는 자신들의 전시 컨셉이 '가이아 이론'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해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걸 보면 해유관이 '오리지널'이고, 우리나라 아쿠아리움은 그걸 따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여담이지만 해유관이 있는 천보산은 초대형 관람차가 있는 곳이기도 해서, 커플들이 놀기 참 좋은 곳이다. 당일 다행히(?!) 비가 와서 관람차를 타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해유관 안은 사진찍으러 온 사람, 아니면 거의 대부분 커플들이었다.





길이가 1미터도 넘는 일본의 자이언트 도룡뇽.




돌고래.





이름은 알 수 없는 물고기지만 재미있게 생겼다. 예비역 비틀즈 팬은 당연히




이걸 떠올렸다.





해유관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고래상어.

뒤에서 어느 여자애가 같이 온 남자친구더러 "상어라면 절대로 무서워" 하고 오사카 사투리로 말하는 것이 놀랍게도 내 귀에는 귀엽게 들렸다. 서울 사람들이 부산 여자애들 더러 부산 사투리로 말하는 게 귀엽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전까지 나는 그걸 도통 이해를 못 했더랬다.




갈치. 은분으로 반짝이는 것이 놀랍도록 예쁘다.




무너가 살았슴다--;






해파리들.

여담이지만 아쿠아리움에서 멋진 사진을 제일 용이하게 찍을 수 있는 게 바로 해파리다. 움직이는 속도도 느리고 검은 배경에 해파리만 조명을 받아 빛나는 것이 신비스러운 느낌을 준다.




바다표범. 왠지 표정이 귀엽다.





귀로.



관서국제공항으로 가는 다리.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찍은 구름 사진. 돌아오는 시간대가 저녁이었고, 그날 장마비가 내리던 날인지라 구름이 멋있었다.


(이 사진을 찍고 배터리는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핑백

  • Adagio ma non tanto : 흔한 과자의 이과드립 2013-09-28 21:09:31 #

    ... 오사카 도톤보리 강가에 가면 저 유명한 일본 글리코 유업의 광고판을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광고판만큼이나 TV광고도 정신을 아득하게 날려버리는 것을 즐기는 듯한데, 아마도 제일 유명한 건 프리츠(Pretz) 광 ... more

덧글

  • 2013/06/28 04:00 # 삭제 답글

    중간에 오사카성 사진 최종보스 느낌으로 수정하신거 보구 엄청 웃었네요ㅋㅋ 저도 얼마전에 오사카갔다왔었는데 또가고싶네요ㅎㅎ
  • gini0723 2013/06/28 08:43 # 답글

    마지막에 사망한 베터리에 묵념 (...)
    사투리 귀엽죠 ... 대신 얼굴이 ㅠㅠ
  • 만슈타인 2013/07/13 18:22 # 답글

    그나저나 최종보스필이 나는 분위기 더 현실적인 건 무엇때문인가요?
  • shaind 2013/07/13 19:13 #

    설명하자면 긴데, 올림푸스카메라의 드라마틱 톤이라는 아트필터는 기본적으로 콘트라스트와 명암을 왜곡하는 형태로 사진을 수정하게 됩니다. (제가 오사카성에서 찍은 사진들을 비교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이미지의 경계선이 도드라지고 암부가 살아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람 눈은 카메라처럼 이미지를 한번에 입력받는 것이 아니고, 무의식적인 눈알의 움직임에 의해 여러개의 광학적 상을 받아들인 다음 이를 뇌에서 합성하는 과정을 거쳐서 전체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물에서 암부와 명부가 대비될 때 사람의 뇌가 만든 이미지에서는 두 영역의 명도 차이가 실제에 비해 더 낮게 인식되어 있는 경향이 있는데, 덕분에 이런 대상을 그냥 사진으로 찍으면 왠지 눈으로 봤던 기억에 비해 너무 색상이 선명하지 않다던가, 명부가 너무 허옇거나, 암부가 너무 어둡다고 느끼기 십상입니다.

    드라마틱 톤 알고리즘은 이런 면에서 사람의 시각적 인지에 영합하게 이미지를 조작하기 때문에 사진에 임팩트가 생깁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좀 더 인위적인 이미지의 느낌을 주게 되는 거죠.
  • 만슈타인 2013/07/13 19:22 #

    음... 그렇군요... 그런데 솔직히 저 분위기가 실제 분위기 같습니다.
  • shaind 2013/07/13 19:35 #

    네, 맞습니다.

    드라마틱 톤은 쓰기에 따라서는 풍경이나 사물에서 '인상'을 생생하게 전달하기에 유용한 도구일 수 있죠.

    실제 분위기 같다는 느낌은 사진이 더 생생하기 때문일 겁니다.
  • 안심맛집 2017/07/02 12:33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저희는 약 5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페이스북 맛집 페이지 '안심맛집' 입니다. 컨텐츠를 만들며 사진자료를 수집하던 중 사진이 너무 예뻐서 저희 페이지에 출처를 밝히고 사용하고 싶습니다!! 혹시 사진 사용을 허락해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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